예리한 시력
새의 예리한 눈.........
날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뛰어난 시력이다. 새의 시각은 다른 생물이 가지지 못한 예민함을 가지고 있다. 1500미터높이에서 사체를 끈질기게 찾아내는 독수리, 한마리의 쥐를 얻기 위해 상공을 순찰하는매, 나뭇잎 뒤에 붙어 있는 곤충의 알을 찾아내는 솔새, 또는 물속의 먹이를 쫓는 아비, 이들 전부가 인간보다 훨씬 예민한 시력을 갖고 있다. 새매 같은 것은 인간보다 8배나 예민한 눈으로 먹이를 발견할 수 있다.
포유류와 비교해 본다면 새의 눈은 몸에 비해 대단히 크다. 바깥에 나타난 것은 각막 뿐으로, 머리뼈 속에 꽉 들어차 있는 안구에 비한다면 이것도 작은 편이다. 실제로 뇌보다 큰 안구를 가진 새가 많이 있다. 수리나 대형 부엉이의 눈은 사람의 눈 정도이고, 겉으로 보아 직경 5센티인 타조의 눈은 정구공 만하다.
새는 사람보다 훨씬 먼곳을 똑똑히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까운 곳도 보다 정밀하게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솔새는 먼곳에 있는 위험한 매를 주의하면서 2미터 앞에 있는 작은 벌레 알을 찾아 낼 수가 있다. 그것은 털처럼 된 강력한 조절근의 작용으로 상당히 납작하게 된 안구렌즈를 둥글게 해서 순간적으로 촛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많은 새들의 눈은 망원경과 돋보기 양쪽 기능을 다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쪽 눈으로 보기도 하고 양눈으로 보기도 한다. 얼굴 한쪽 면에 두 눈을 가진 사람과는 달리 새의 눈은 올빼미를 제외하고 전부 머리 양쪽에 붙어 있기 때문에 시야가 대단히 넓어진다. 잔디 위에 앉아 머리를 약간 기울이고 있는 울새는 지렁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풀뿌리에 있는 지렁이의 움직임을 찾든가 아니면 반짝이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산쪽 눈으로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양쪽에 있는 눈의 시야가 포개져서 한개의 상이 형성될 때는 양눈으로 본다. 이와같이 새는 한눈과 양눈의 좋은 점을 함꼐 갖추고 있다. 멧도요는 양눈으로 뒤나 위까지 볼 수가 있다. 그들은 유연한 긴 부리로 지렁이를 찾고 있는 동안 앞을 볼 필요가 없어 뒤나 위서 언제 습격해 올지 모르는 위험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다른 새보다 좀 뒤의 위쪽에 눈이 붙어 있는 것이다.
정말로 멧도요는 뒤에 눈이 달린 듯이 완전히 360도를 볼 수가 있다. 오리도 뒤가 보이나 그 양안시계는 멧도요보다 좁다. 사람의 눈처럼 얼굴의 앞면에 붙어 있는 올빼미의 커다란 눈은 양안으로만 볼 수가 있다. 저녁이나 밤의 사냥을 위해 설계된 훌륭한 렌즈는 다른 새들처럼 편평한 안구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깊은 골질관에 장치되어 있다. 마치 좁은 필름면을 가진 소형 사진기에 큰 구형의 렌즈를 붙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망막, 즉 필름면도 크다면, 머리 전체가 안구만으로 꽉 들어차 버릴 것이다.
작은 올빼미 중에는 측면에 대한 시계가 좁기 때문에 아주 간단하게 붙잡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예컨대 작은 미국금눈올빼미는 얼굴 1미터 앞에서 한손을 움지겨 주의를 집중시켜 놓고 그 사이에 다른 한 손을 뒤로 돌려 잡을 수가 있다. 다른 많은 새들이 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눈이 눈구멍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융통성 없는 눈의 작용을 돕기 위해서 올빼미는 반사적으로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머리와 유연한 경추를 갖고 있다. 얼굴의 정면이 아니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올빼미는 끊임없이 머리를 움직이는데, 어느 방향으로든 180도 이상 머리를 돌릴 수 있다. 이와같은 머리를 비트는 습성 때문에 올빼미는 머리를 완전히 한바퀴 삥 돌릴 수 있다는 미신이 생겨났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들이 올빼미가 잠자리로 하는 나무 둘레를 빙빙 돌아가면서 이것을 확인해본다. 하지만 어린이가 반쯤 돌아가면 올빼미는 재빨리 윙크를 하면서 머리를 반대쪽으로 휙 돌려 뒤돌아본다.
올빼미는 눈깜작이를 할 때 위 눈꺼풀을 아래로 내리는 유일한 새로서 사람 과 흡사하게 보인다. 그러나 잠잘 때는 역시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아래 눈꺼풀을 위로 올린다. 또 새는 제 3의 눈꺼풀인 순막이라는 투명한 막을 갖고 있어, 이것을 깜작임으로써 눈을 깜작이는 동안에도 볼 수 있도록 한다.
멧도요: 360도의 시야
참새: 약 320도의 시야
올빼미류: 약 70도의 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