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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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병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흔히 불렀던 따오기 노래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따오기는 노래말처럼, 자주 보이는 새가 아니다.  현재 전세계에 남아 있는 야생의 따오기의 확인된 숫자는 현재(1997년) 중국 섬서성 양현에 있는 단31마리에 불과하다.
  따오기는 보통 큰 나무 위에 나뭇가지를 쌓아 둥지를 틀고, 4-5월 중순경에 대개 2-3개의 알을 낳는다.  포란은 약 1개월 정도로, 주로 암컷이 포란을 전담하며 부화 후 약 1개월 동안 어미새로부터 먹이를 받아 먹고 자라는데, 어미새의 입 속에 새끼가 부리를 넣으면 어미새는 머리를 흔들면서 토해 먹인다.  둥지를 떠난 이후에는 무리를 지어 다니며 논, 습초지, 늪, 물가 등지에서 물고기, 게류, 곤충류, 따위의 물에 사는 동물성 먹이를 먹고 산다.  쉬거나 잠자는 장소는 높은 나무 위다.
  따오기는 특이한 행동을하는데, 번식기가 다가오면 얼굴과 목 옆의 피부에서 검은 색소가 나와 이것을 머리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내의 깃털에 문질러 바르는 것이다. 그래서 번식기에는 몸의 일부가 회색을 띠게 된다.  수컷은 암컷보다 약간 크다.  번식기에는 쌍으로 행동하고 비번식기에는 무리를 지어 행동하는 습성이 있다.
  청록색 반점이 있는 알은 무정란이 많아 번식력이 아주 낮은데 따오기가 자꾸 줄어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농약에 오염은 이 새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제한된 지역에 모여 살았기 때문에 근친교배를 초래하게 되어 그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날의 분포지는 우수리 지방, 중국 동북지방, 중국 섬서성, 일본, 한국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현재 유일하게 살아 있는 곳은 중국 섬서성 양현의 따오기 보호센터에서 사육중인 26마리와 야생의 31마리가 전부이다.

  우리나라에는 10월 하순경 찾아와 다음해 3월 중순경까지 머물며 겨울을 보냈던 비교적 흔한 철새였지만 이제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어 버렸다.  19세기말 우리나라를 답사한 폴란드의 조류학자 타크자노우스키는 서울 근교에서 50마리 정도의 따오기때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하였고, 영국의 캠벨은 우리나라에서 봄과 가을에 흔한 새이며 쉽게 사냥총의 밥이 되는 새라고까지 표현했다.

  이것은 따오기가 사라진 근본적인 이유가 무분별한 남획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따오기가 흔했던 것만은 학자들의 기록으로 보아 틀림이 없지만 요즈음 따오기를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훗카이도에서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따오기가 하늘을 뒤덮을 만큼 흔한 새였다.  그런데 오늘의 일본에는 어찌하여 단 한마리도 살아 남지 못했는지, 일본 따오기의 발자취를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본에서 사토 섬에는 약 100마리의 따오기가 살고 있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그곳 서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따오기는 둥지를 큰 나무 위에 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번식지의 산림을 소홀히 관리했다.  뿐만 아니라 번식지에서도 제한없이 농약과 제초제를 마구 살포했다.  결과적으로 따옥기의 먹이는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따오기의 몸도 농약으로 오염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야생상태에서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는 1979년 11월, 드디어 따오기를 생포하여 인공번식을 꾀하도록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따라 1980년 12월부터 들에 생존하는 마지막 따오기 5마리를 모두 생포하여 인공번식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그  후 생포한 따오기는 불어나기는커녕 폐사만 거듭하여, 사육중에 모두 잃어버리고 살아 남은 따오기는 1마리뿐이었는데 현재 중국으로 옮겨 인공번식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후 우리의 실정은 어떠했던가. 1954년 1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미군속이 구입한 1마리와 1953년 파주에서 한국 군인에 의해 사살된 1마리, 1958년 여름 부산 광복동 모 총포사에 진열되었던 박제품 1점 등 3점은 모두 전후에 밀렵으로 희생된 따오기들이다.
  그 뒤 1966년 2월에 판문점에서 가는 부근 길가 초습지에서 나는 처음으로 따오기 한 마리를 보았다.  그로부터 13년이 경과한 지난 1979년 1월에 1마리의 따오기를 비슷한 장소에서 목격한 것이 전부이다.

  국제보호조이며 천연기념물 198호로 지정된 자연문화재로 일본에서는 텃새이고 한국에서는 겨울새이다.

정말 보고 싶은 새가 아닐까요??